사랑특급
제목: 사랑특급
지은이: 장근양
출판사: 명지사
잃어버린 사랑을 찾고자 혼자서
전세계를 상대로 핵전쟁을
일으킨 사나이
□ 작가소개 / 장근양
목포 출생
ྕ 영화 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 입상.
ྖ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추리부문 당선.
저서 - 대통령의 밀사(장편)
핵심(장편)
예술가의 연인(근간)
그늘 속의 그림자(근간)
비디오 살인사건 등 단편 다수.
<맛보기>
차에 오르기 전에 해경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그
녀가 지난 삼 년간 몸담았던 연구소가 있었다. 반쪽은
직사각형, 나머지 반은 원형으로 지어진 매우 특이한
형태의 커다란 건물이었다. 샌프란시스코의 틸튼 공원
남쪽 끝, 버클리 언덕 숲 속에 있는 로렌스 버클리 연
구소(LBL)였다. 그녀의 넓은 이마가 캘리포니아의 햇
살에 빛나고 있었다. 영리하게 보이는 잘생긴 이마였
다. 그녀는 그곳의 팔백 명에 달하는 박사학위 소지
연구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오늘 부로 그곳에
서 행해지던 거대 과학의 프로젝트 연구에서 해방된
자유인이었다.
선글라스를 낀 단단한 체격의 사나이가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의 뒷문을 정중하게 열어 주었다. 그녀를 남서
쪽으로 25km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배웅하고
자 하는 것이다. 해경은 사나이들의 소속을 짐작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이 누구이든 이젠 다 끝난 일이었
다. 차는 언덕을 굴러 내려와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의
교정을 통과했다 . 낯익은 풍경이었다. 그녀의 모교
였다. 십 년 전, 갓스물 꽃다운 나이에 그녀는 그곳에
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었다. 해경은 가슴속에 피어오
르는 남모를 감회를 느꼈다. 그녀는 시간이 허락한다
면 패사디나의 캘리포니아 사립 공과대학도 둘러보고
싶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몇 년 전에 박사 학위를 받
았었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을 늦추지 않았다. 이제
그녀가 미국에 온 모든 목적이 달성된 지금, 사소한
감정에 십 년의 고생을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날씨는 화창했다. 캘리포니아의 여름이었다. 전세계
젊은 방랑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캘리포니아의 에
메랄드빛 여름이었다. 하늘은 불타오르고, 바다는 따
사로울 것이다. 그렇게 무르익은 대지 위를 달려가는
해경의 눈앞에 패사디나에 있는 제트 추진 연구소
(JPL)의 엄청난 연구진과 시설들이 불현듯 떠올랐다.
LBL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