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과 욕구 - 김형준 소설집
2011년 경장편소설 『무덥고 끈적끈적한』으로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을 수상하고. 2013년 단편소설 「도둑고양이」로 영남일보 문학상 소설부문에 당선된 바 있는 작가 김형준의 세 번째 소설집. 이번 소설집에는 사이버문학광장 공모마당 월장원작을 포함하여 모두 10편의 단편소설을 엮었다. 현대사회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다양한 남성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 10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이 시대의 남성들의 면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독특한 장면들을 포착해내는 저자의 시선과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
「회전문」은 군대생활 말년에 갑자기 자살을 선택한 후배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복학을 앞두고 있는 주인공은 예전에 잠깐 사귀기도 했던 여자 후배를 장례식장에서 마주치게 되는데, 여자 후배의 등장으로 상가는 술렁인다. 매력적인 그녀와 고인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데…….
「외바퀴 손수레」는 막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들의 이야기다. 달콤한 낮잠이냐 오매불망 담배냐의 갈림길에서 주인공은 담배를 선택하게 되고, 훈련병 3인방은 잔반이 가득 담긴 외바퀴 손수레를 끌고 할머니의 외딴 집으로 향하게 되는데…….
「자살나무」는 사채에 시달리고 있는 취업준비생 주인공의 이야기다. 기약 없는 구직활동을 하며 서울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은 더 이상 신용카드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 날 대부업체를 찾아가게 된다. 취직이 되는 날까지의 필요한 경비를 빌려 쓰고 편의점과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자를 갚아나가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콜라는 중독이다」는 흥신소 직원을 화자로 내세운 블랙코미디다. 빨간 스포츠카를 몰고 와서 애인의 뒤를 밟아달라고 조사를 의뢰하는 젊은 여자. 과연 그녀의 애인은 퇴근 시간 후 시외의 한 모텔로 향하고 있는데…….
「노천극장」에는 복권을 사는 회사원인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우연히 바뀌게 된 데이트 장소인 석촌호수 노천극장을 소재로 하여 추억속의 그녀와 지금 사귀고 있는 그녀, 시간의 간격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평범하고 소박한 이야기지만 왠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것은 누구나 그런 추억의 지층을 딛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달고나 뽑기 대작전」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추억의 불량식품 “달고나”에 얽힌 이야기다. 사귀는 내내 무능력하고 부끄러운 애인으로 취급당해온 주인공은 어느날 여자친구로부터 이별을 통보받는다. 예감하고 있었기에 그리 슬프지도 않은 감정으로 배회하던 주인공은 달고나를 팔고 있는 노점상을 마주치게 되고, 달고나에 얽혀있는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나나」에서는 회사원인 주인공이 어머니를 모시고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우연히 한 아가씨를 마주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까마득한 띠동갑 학교 후배라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어머니께 귀염성있게 인사를 드리는 그녀는 사실 주인공이 얼마 전 만취한 상태로 2차까지 갔던 술집 아가씨였는데……. 이 만남은 어디로 향해 가는 것일까?
「취향과 욕구」에는 이혼남인 친구가 마음에 두고 있는 여성을 함께 만나러 가주는 회사원 남성이 주인공이다. 취기를 빌미 삼아 용기를 내야 했고, 친구 동네에 놀러온 김에 얼굴 좀 보겠다는 구차한 거짓말을 핑계로 대야 하는 어설픈 만남. 그렇게 만나게 된 세 사람의 이야기.
「가위, 바위, 보」는 아내가 친정에 가게 됨으로써 얻게 된 며칠간의 여유를 맞이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가 향한 곳은 오래 전 그가 살던 동네였다. 그곳에는 어린 날의 주인공과 친구들이 환상으로 간직한 공간이 존재한다. 그곳은 바로 마담이 있는 술집. 어린시절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이었다.
「귀신의 집」은 두 개의 스토리라인이 교차되면서 전개되는 남자들의 판타지이자 로맨스. 어린 신부와의 결혼을 앞둔 친구녀석의 총각파티에 참석하게 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이야기가 진행됨과 함께, 다른 한 쪽에서는 연인과 함께 놀이동산에 놀러가 귀신의 집에 들어가게 되면서 겪께 되는 이야기가 진행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