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붉은 몽골여우 - 문학아카데미시선 175
김윤하 시인의 첫 시집. 시인은 자신의 정서를 촉발시킨 대상을 먼저 제시하고 그 대상에 자신의 정신을 투사시켜 자신이 의도한 시적 의미를 이끌어낸다. 이 같은 드러냄의 방식은 대상만을 제시하는 시가 자칫 건조함으로 치우치기 일쑤이고, 정서만을 드러내는 시는 자칫 과잉으로 분비된 정서가 시적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는 취약점을 보완하여 높은 완성도를 기대해볼 수 있다.
2000년 계간 <문학과의식>에 당선되었다.
[ 1. 클리너 예수 ]
클래식 기타의 붉은 줄 하나 /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 / 걷거나 혹은 뛰거나 / 자동 세차장에서 / 자만옥 목걸이 / 북소리를 만지다 / 앤틱 처방전 / 나의 붉은 몽골여우 / 접속 / 숨소리가 반짝이다 / 매직 아이 / 빨대 악기 / 혼선-거품 / 노란 아침, 안 그리고 밖 / 클리너 예수
[ 2. 햇살 속 둥근 무늬 ]
그리움의 내부를 들여다보다 / 푸른 감 하나가 / 심향 / 눈발 / 그대 마음을 읽고 싶다 / 물의 얼굴 / 푸른 힘의 중심 / 햇살 속 둥근 무늬 / 뼈에 관하여 / 섬광기억 / 봄의 한가운데서 / 물오리나무 / 종이 갯벌 / 개똥 등불 / 봄밤, 폭죽 / 누라의 혀 / 푸른 빗소리를 듣다
[ 3. 반달 풍경 ]
하늘 고드름 / 반달 풍경 / 문신 자물쇠 / 바위 틈을 보다 / 지장보살 / 풀잎에도 소리가 물결친다 / 갈매기조개 / 나는 왜 봄바람이 무거울까 / 비안도에서 / 낙생 저수지 / 손가락 끝에 앉은 우주 / 전봉준 고택에서 / 종소리가 뜨겁다 / 메밀꽃 필 무렵
[ 4. 얼음뼈를 숨기다 ]
알레르기 사랑 / 애증이 내 사랑이다 / 얼음뼈를 숨기다 / 타임테라피 / 맨발의 시 / 오월, 한낮, 소리들 / 한여름밤의 꿈 / 사금파리는 위험하다 / 브레인트로피아닷컴 / 두릅 잔혹사 / 캣츠 아이 / 6층에서 나를 털다 / 오늘도 나는 지하철을 타고 간다 / 혼선-이별
[ 5. 시인의 에스프리 ]
- 박영호 해설 : 고통의 변주와 신생의 아름다운 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