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람쥐와 대화하는 사차원 예비신부 베블런.
군용의료기를 개발하는 야심만만한 의사 폴.
결혼을 하느니 차라리 고양이를 기르며 혼자 살겠다고 선언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남자가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밀며 청혼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다. 진부하기 그지없는 통속 로맨스로군, 생각하는 순간, 말하는 다람쥐가 등장하더니 여주인공의 결혼을 진지하게 반대하기 시작한다. 어라, 로맨스 판타지물인가. 하지만 곧이어 전쟁 트라우마의 비극과 반(反)물질주의, 자연주의에 관한 (철학적 사회학적 배경을 든든히 갖춘) 논쟁이 (흥미롭게) 이어지고, 급기야는 의료 마케팅과 방위산업이 얽힌 음모와 서스펜스가 펼쳐진다.(심지어 남자 주인공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결혼 준비를 하는 두 남녀가 알콩달콩 티격태격하는 연애소설이 500쪽이 넘어가는 장편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한 권으로 읽는 베블런』에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제도적/공식적 결합을 목전에 두고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심리적 갈등과 현실적 고민들이 섬세하게 묘사된다. 베블런과 폴은 매력적인 선남선녀 커플이지만, 실은 평생의 반려자에게조차 솔직해질 수 없고 인정하기 부끄러운 가족사를 안고 있다. 둘은 자신의 부모가 예비 사위, 예비 며느리에게 말실수를 하거나 치부를 들킬까봐 전전긍긍한다. 다른 한편, 둘은 상대의 집안이 우리 집보다는 조금 더 콩가루라 그나마 다행이라며 자기 부모를 안심시킨다. 정상이라는 범주에 들어갈 가망이라곤 전혀 없어 보이는 부모와 형제의 과한 애정, 지나친 간섭, 희생의 강요, 저마다 안고 있는 마음의 상처 등이 두 사람의 결혼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폭발하듯 터져나온다.
저자소개
저자 : 엘리자베스 매켄지
저자 : 엘리자베스 매켄지Elizabeth McKenzie
섬세한 안목과 사랑스러운 유머감각을 지닌 소설가 엘리자베스 매켄지는 하찮은 비밀과 우스꽝스러운 실수들로 점철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더없이 특별하고 애틋하게 그려내는 수려한 솜씨로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두루 받는 작가다. 여덟살 소녀 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9편의 단편 연작소설집 『스톱 댓 걸(Stop That Girl)』(2005)로 데뷔하여 [스토리상(The Story Prize)] 최종 후보에 올랐다. 스물두살 청년 맥그레거의 첫사랑의 모험을 그린 장편소설 『맥그레거가 세상에 대고 하는 말(MacGregor Tells The World)』(2007)로 [시카고 트리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도서관저널(Library Journal)]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매켄지의 작품은 [뉴요커] [월간 아틀랜틱] [미국 올해의 권장도서(Best American Nonrequired Reading)] 등에 수록되었으며, [푸시카트 문학상(The Pushcart Prize)]을 받았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아틀랜틱]지에서 소설담당 편집자로 일했으며, 스탠퍼드대 평생교육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 [계간 시카고리뷰]와 문학계간지 [카타마란(CATAMARAN)]의 편집자로 일 하고 있다.
역자 : 이지원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파시즘』 『유토피아 니즘』(근간)이 있다.
목차
1. 애착을 버려!
2. 메이스를 뿌린 발효 양배추
3. 뉴스는 마케팅
4. 당신의 어떤 점도 나쁘지 않아
5. 책벌레의 고난
6. 예술은 기품 있는 절망
7. 기기를 풀다
8. 옹이 여덟
9. 스토아학파의 빙하 방법
10. 전쟁 돈벌이
11. 말 없는 타자들
12. 뒷좌석 시절
13. 동물실험 갈음규칙
14. 넛키니스타
15. 난 너와 함께 녹아내려
16. 결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했어
17. 불가피한 공격
18. CURS
19. 어쩌면 그런지도, 어쩌면 아닌지도
20. 뭔가 나쁜 일이 있었나보네
21. 태양을 특허낼 수 있을까요?
22. 인간-다람쥐 논쟁
23. 그 안에서 안녕하신가요?
24. 알지 못할 운명
25. 사이보그
26. 우린 함께일 수 있어
27. 네가 직접 확인해봐
부록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세상의 모든 베블런과 폴에게 용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