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와 나
예수가 말했다.
"방황하는 자가 되라."
나는 이 말에 전율했다. 저녁노을을 보며 안식하려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어둑한 거리로 나서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의 하구에 닿았다고 생각했으며, 함께 떠내려온 것들과 더불어 강바닥에 서서히 침잠하려 했기 때문이다.
어젠 하루 종일 유머를 발휘했고, 파블로프의 개처럼 침을 흘렸었다. 오늘 아침엔 거울 앞에 서서 싱긋 웃어보이기까지 했다. ''살만해?''하고 자문하면서. 소설가로선 이류지만, 사람들은 내게 호감을 보인다. 내가 정신적인 방황 같은 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용기가 주름살투성이가 된 건 세월 탓만은 아니었다.
맙소사. 세상에 적응하며 사는 게 뭐 그리 대수였나 싶다. 또, 슬픈 일이 생겼다. 권좌의 우편에 앉은 자는 ''열심당원'' 이었다. 바위에 뼈가 부서지고, 살이 불에 탔다. 나는 아나키즘에 거부감을 갖다가도 그 호소력에 끌린다. 세상에 저항하지 않는데 ''갈릴리 땅에 무슨 선한 것이 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