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사기꾼 - 높은 지능과 낮은 도덕성을 가진 얄미운 그들의 속마음
세상이 만든 일그러진 영웅, 만연한 괴물을 보라
뉴스를 장식하는 크고 작은 사기에 대해 사람들은 모순적인 반응을 보인다. 돌팔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한 경우, 조종사 자격증도 없이 여객기를 몬 사람, 욕심에 눈 먼 투자자들을 등쳐먹은 자칭 금융 천재들.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나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기도 하지만, 사기 피해자들을 ‘그 정도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다니’라고 조롱하거나, 심지어 사기꾼에게는‘와! 정말 대단하다’라는 경탄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사기의 피해자가 자신만 아니라면 사람들은 그런 사기꾼을 흔히 계급적 한계를 뛰어넘어 부와 권력의 세계로 슬쩍 끼어든 ‘호감가는 악당’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웃집 사기꾼》(애플북스)은 지금까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사기의 사례를 소개하고,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성공’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또한 사기가 횡행하게 된 사회적 이유, 성공과 출세라는 욕망의 코드, 법과 시스템의 허술함,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까지 인문학적인 분석과 통찰로 들여다본다. 저자는 이들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개인사가 아닌 사회 구조상의 필수불가결한 탄생으로 여기는 것이다. 취약한 사회의 ‘구멍’을 공략한 이 유명한 사기꾼들의 이야기는 혹독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반면교사로 작용해 충분한 지혜를 제공할 것이다.
“성실한 사람이 열심히 일해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사기꾼은 늘 벌써 그 자리에 가 있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진화하는 거짓말쟁이들
신문의 구인광고 면을 보자. 구인대상은 언제나 외국어도 잘하고 젊지만 노련하고 해외 실습 유경험자에 우수한 졸업성적, 협동정신 및 지도력을 갖춘 사람이다. 노동시장에서 찾는 사람은 슈퍼맨과 슈퍼우먼뿐이다. 이런 구인업체의 채용 면접에 초대받은 이는 어떻게든 번지르르한 간판을 유지해야만 한다. 이때가 바로 평범한 개인이 ‘이력 사기꾼’이 되는 순간이다. 이런 짓을 편치 않은 마음으로 하는 이도 있지만,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의 사기를 ‘과장’이라고 축소하며 ‘가짜로 연출된’인생을 살아간다.
이성 친구를 찾는 신문광고나 인터넷의 애인 중개 사이트를 봐도 세상은 매력적인 사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 엄청난 대성공을 거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런 뻥은 아예 우리 시대의 너무나 당연한 ‘스킬’처럼 번지고 있다. 거기에는 현대사회가 지나치게 ‘사교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유연성, 학습능력’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항목들은 잘만 활용된다면 훌륭한 인간을 형성하는 요소지만 사기꾼들은 오직 이 면만이 발달된 사람들이고, 이 한쪽의 번쩍번쩍한 모습만 선택해서 세상에 내보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기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일까? 진화를 통해 물려받은 유산인가? 혹 이런 인간의 심리가 세상을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웃집 사기꾼》의 저자는 사기와 뻥, 거짓말이라는 주제를 다각도로 탐구해 유의미한 결론을 낸다. 또한 전문가들의 조언과 다양한 실험 사례가 등장해, 독자들이 ‘진짜 나’라는 참된 자아 찾기와 ‘스스로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는’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형예술, 문화학, 문화사를 전공했다. 베를린에서 저술 활동과 더불어 프리랜서 예술감독 및 콘셉트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공동으로 네 권의 책을 저술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베스트셀러가 된 《Das kann ich auch! Gebrauchsanweisung fur moderne Kunst(그건 나도 할 수 있어! 현대미술 사용 설명서)》가 있다.
서문 빙산의 일각
Chapter 01 직장에서 잘나가는 것과 뻥
Chapter 02 이건 틀림없이 사랑이야!
Chapter 03 사회적 뻥의 가장 뜨거운 사례들
Chapter 04 과학 및 정치 분야의 몽상가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