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이코노미 - 경제민주화로 부흥한 독일
◆ 이 책은…
신자유주의 종언의 시대,
대한민국에 필요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은 경제민주화
16개 주로 구성된 연방 국가인 독일은 헌법재판소와 중앙은행, 철도청 등 국가 주요 관청들이 수도 베를린이 아닌 카를수르에, 프랑크푸르트, 본 등 지방 도시에 배치돼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다. 전 세계 2천5백 개의 히든 챔피언 기업 중 약 1천5백 개가 독일 기업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튼튼한 경제 산업 구조가 독일을 강한 수출국가로 만들었다.
1976년에 제정한 노사공동결정법은 노사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와 토론을 법적으로 지원한다. 내국인과 외국인 간의 차별 없이 같은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해 다문화사회의 정착을 꾀한다. 이러한 법적·사회적 지원 속에서 독일은 경제민주화가 추구하는 ‘모두를 위한 번영’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가 유럽을 강타한 금융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독일이 이러한 기반을 닦았던 것은 진보·좌파 정권의 급진적인 정책에 의해서가 아니었다.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로 신자유주의 물결이 전 세계를 뒤흔들던 1990년 당시, 독일 역시 보수 세력이 집권하고 있었다. 하지만 독일은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사회안전망과 복지 정책을 강화했다. 유럽 통합과 독일 통일의 주역인 헬무트 콜 총리가 그 중심에 있었다.
경제민주화로 성장과 분배에 성공한 독일
최근 대한민국에서는 성장과 복지를 함께 이뤄가는 ‘경제민주화’는 불가능하다고 재계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부정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언론에서 재벌 규제가 경제민주화의 전부인 양 몰아가니 재벌이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학계 역시 미국의 신자유주의 학풍을 배워온 학자들이 주류이다 보니, 경제민주화를 포퓰리즘 식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위의 독일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민주화를 통해 독일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저자는 바로 이 독일의 사례를 지역 간, 대기업-중소기업 간, 노사 간, 빈부 간, 내국인과 외국인 간의 다섯 요소로 살펴보며 한국에의 적용 가능성을 피력한다. 그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 온 신자유주의가 낳은 양극화와 불평등으로 사회적 갈등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시대적 우선 과제로 경제민주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점을 파고든다. 1983년 독일 본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한 후 약 30년 동안 독일과 인연을 맺으며 독일전문가가 된 저자 김택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독일에서 찾는다. 전작이었던 《넥스트 코리아》에서 독일의 정치·경제·사회 등을 다뤘다면 이번 책에서는 독일의 경제민주화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사례와 함께 한국에서 도입할 만한 해법도 실었다. 또한 이 책은 1987년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은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감수를 받았다.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외면해온 정치권에 계속해서 문제점을 지적해오고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캠프에서 경제민주화 추진단장이기도 했던 그 역시 독일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독일식 경제 모델이 넥스트 이코노미의 핵심
그간 한국의 복지 모델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자원 보유 정도나 인구 등의 경제 규모에 있어서 한국과는 비교 자체가 어려운 강소국들은 한계가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분단의 역사와 8천만의 인구, 빈약한 자원 등 한국과 여러 공통점을 가진 독일이 롤 모델로 적합하다. 독일은 보수인 기민당의 에르하르트 총리가 주창하여 사회보장제도, 중소기업 우대, 지역 경제 중심 등 경제민주화Wirtschaftsdemokratie를 추진해왔다. 한국도 경제민주화 요구가 거센 시점에서 독일 보수의 주도적 변화를 배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