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예술가의 연인

예술가의 연인

저자
장근양
출판사
추리작가협회
출판일
2009-12-21
등록일
2006-10-1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72 Bytes
공급사
우리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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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예술의 이름으로 인생을 소진해 버린 사람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예술을 향한 열정은 인간의 정염과 고뇌
속에 기생하기 때문에 그 숙주인간을 괴롭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위하여
그 인생을 허무하게 불태웠는가 하면, 그 주변 사람들
의 인생을 허물어 놓기도 했다. 도대체, 예술가가 추
구하는 것은 무었인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자 했다. 더불어, 예술가에게 있어서 인연이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도 …….

[예술가의 연인]은 본래 [목포신문]에 1년 동안 연재
되었던 이야기였다. 수년 동안 여러 곳에서 단행본 출
판 의사를 밝혀 왔으나, 수정 가필할 욕심으로 묵혀
두었다가, 시간을 내어 겨우 한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예술 지상주의를 부르짖는 주인공의 슬픈 외침이 어쩌
면 이 세상 모든 예술가들의 자화상이 될지도 모른다.
그 점에 있어서 나 또한 예외가 아닐 것이다.


<맛보기>


보름을 내리 몰아친 겨울 폭풍우였다. 하늘이 포효하
고 바다가 끓어올랐다. 최근 수십년 내에 흔치 않았던
긴 바람이었다. 그 겨울 폭풍의 한가운데 수인(秀仁)
은 홀로 버려져 있었다. 이십일 가까이 육지와 단절돼
버린 것이다. 그는 오지 않았다. 올 수가 없겠지 자위
하며 바람이 자기만을 기다리는, 길고도 지루한 날들
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폭풍이 수그러들고, 뱃길이 성급하게 열리게
된 오늘에서야 그녀는 믿게 되었다. 그는 이 폭풍우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일기예보조차 빗나가고, 그
바다에서 평생을 보낸 늙은 어부들도 미처 예측하지
못하여, 여러 척의 배가 침몰하고 수많은 뱃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수인은 믿을 수 있었다. 그 사람만
은 이 폭풍우의 내습을 알고 있었다고…….

목포항(木浦港)에서 서남쪽으로 60km. 그 난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일단의 섬 무리 중의 가장 큰 섬이 대
흑산도였다. 대흑산도를 중심으로 홍도를 비롯한 크고
작은 섬들이 70개 가까이 모여 있었다. 며칠만 더 뱃
길이 끊긴다면, 대흑산도 내의 생필품이 고갈될 지경
이었다.

몹시도 추운 겨울이었다.

스무 살 어린 처녀가 혼자서 견디기에는 더더욱이나
뼛속까지 시리디시린 섬의 겨울이었다.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섬. 고향에서 천릿길, 그 끝에서 다시 백오
십리 바닷길.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서의 차가운 겨울
이었다.

수인은 외투를 입고 방갈로를 나섰다. 채 풀어지지
않은 을씨년한 잿빛 하늘에선 아직도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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